의사협회 "개 구충제, 항암 근거없다"
2019.11.07. 14시56분 |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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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와 '펜벤다졸' 화학구조/사진=뉴스1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가 말기 암 환자들을 중심으로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 항암 치료약으로 사용되는 데 대해 "임상적 근거가 없다"며 "권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7일 의협은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암 환자가 항암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에 대해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의협은 "기생충 감염 치료에 대한 효과 외에도 세포 내에서 세포의 골격, 운동, 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을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그 근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닌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으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부 항암 효과가 나타난 미국 사례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에 참여해 새로운 면역항암제를 투여 받으면서 자의로 펜벤다졸과 함께 기타 보충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펜벤다졸'이 치료 효과를 낸 것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물에서 구토, 설사,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용량 복용 시 독성 간염이 발생한 사례가 학술대회에서 보고된 바 있다"며 "특히 항암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약제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항암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의협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진행성 암 환자와 가족의 경우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용하겠다는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은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으며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으니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라면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담을 하길 권한다"고 했다.

펜벤다졸이 암 환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진 건 지난 9월26일이다. 이날 강아지 구충제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유튜브 동영상이 암환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됐다.

이 동영상엔 지난해 '네이처'에 실린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와 관련된 논문을 근거로 펜벤다졸이 비소세포성폐암(NSCLC), 림프종, 전립선암, 췌장암, 직장암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펜벤다졸이 암세포 증식에 필요한 영양분인 포도당 섭취를 방해하고, 이로 인해 암세포가 사멸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말기 암환자들을 중심으로 펜벤다졸 치료법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일부 판매처에서는 제품이 일시 품절됐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항암제로서의 펜벤다졸 사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식약처에 따르면 펜벤다졸은 구충 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으로, 낮은 용량에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고용량을 장기간 투여할 때는 혈액과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항암제와 함께 구충제를 복용하면 약물상호작용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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