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의 역설…단순노무직 10만개 증발
2019.02.12. 16시02분 | 조득균 기자 아주경제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단순노무 종사자는 356만1100명이다. 1년 전과 비교해 9만3000명이 감소했다.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연합뉴스]
 


경기 불황 장기화로 '경제 취약층 일자리(단순노무직)'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서민들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다.  경제 취약층이 고용 한파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만 셈이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단순노무 종사자는 356만1100명이다. 1년 전과 비교해 9만3000명이 감소했다.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열악한 일자리인 단순노무는 육체적으로 힘을 쓰는 보조 업무 성격을 띤다. 업무에 필요한 직무능력은 지식적 측면에서 진입 장벽이 가장 낮다. 저임금을 비롯한 시간근무제로, 우리 사회의 대표적 취약층 일자리로 꼽힌다.

단순노무직 감소세는 숙박·음식점업이 주도했다. 대체로 고용지표가 좋지 않은 시점에서 다른 직업군보다 많이 감소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1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기간의 임시근로자 수도 지난해 11월 495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11만6000명 줄었다. 이 역시 단순노무직 감소세와 유사한 맥락으로 읽힌다.

최근엔 미용실·예식장 등 규모가 작은 서비스업으로 진원이 확대·이동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노무직 감소세가 숙박·음식점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간 것에는 업종 간 숙련도 차이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서비스업은 단순 배달·서빙과 달리 기본적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해고에 따른 기회비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인건비 부담이 커져도 직원을 당장 자를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 폭이 2년 연속 10% 이상 오르자, 음식서빙·배달업뿐 아니라 미용 보조업 등에서도 미리 일자리를 줄이는 추세다.

얼어붙은 건설업 경기도 단순노무직 감소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단순노무직의 상당 부분은 공사장 인부 등이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2017년 10만~17만명 수준이던 건설업 일자리 증가 폭은 지난해 1만~5만명 내외에 머물렀다. 여기에 제조업 부진으로 파견직이 줄어든 점도 단순노무직인 사업시설 관리 일자리를 줄이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 부문의 고용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한계에 달하며 악화된 일자리 상황을 더 이상 호전시킬 수 없다"면서 "민간의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득균 기자 chodk20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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