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6월 방한 조율…동북아 얽힌 실타래 풀어낼까
2019.03.19. 16시03분 | 이재호 기자 아주경제

지난 2017년 12월 14일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오는 6월 하순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중 간에 미묘하게 지속돼 온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후폭풍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시 주석이 방한 전 북한을 먼저 찾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데 이어 미·중 무역협상 타결까지 지연되는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진 탓이다.

◆習, 상반기 중 방한…6월 가능성에 무게

18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6월 중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의 6월 방한설이 중국 내부에서 비중 있게 흘러나오고 있다"며 "다자간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 순방에 나서면서 개최국 인근 국가를 국빈 방문한 전례도 많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중 한국대사를 지낸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이 소통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중 간 불협화음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의 사드 배치로 시작된 양국 갈등은 문재인 정부 들어 표면적으로 봉합됐지만 감정의 골이 완전히 메워지지 않은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한국 단체관광 금지 지역이 여전히 유지되고, 한국 기업이 중국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권력의 정점인 시 주석의 방한이 한·중 관계 복원이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며 "그동안 실무급·고위급 차원에서 논의돼 온 현안들이 톱다운 방식으로 풀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꾸준히 제기되는 방북설, 習의 선택은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한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데다,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이라 시 주석이 방북에 나설 당위성은 충분하다.

특히 지난달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북한이 중국에 더욱 밀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미 중국 측에 시 주석의 방북을 요청한 상태다.

시 주석의 답방이 이뤄진다면 태양절(김일성 생일)인 다음달 15일 전후가 유력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북한의 특정 기념일에 방북한 전례가 없고, 북·중 밀월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반작용이 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연내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면서도 "미·중 무역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방북을 감행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어 방북 시점을 놓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방북과 방한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경우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너무 깊게 관여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이런 부분도 감안해 방북 일정이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북아 정상외교 스타트…성과 거둘까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잡음 없이 마무리한 시 주석은 본격적인 해외 순방에 나선다.

올 상반기 중국 정상외교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성과다. 한반도 내 지렛대 유지를 원하는 중국은 북한에 못지않게 한국과의 관계 개선도 시급하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와 관련해 유관국 공동 로드맵 작성과 다자 감독체제 구성을 제안했다.

북·미가 비핵화 협상의 주역이지만 중국도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인데, 한국과의 공조 체제 구축이 중요하다. 시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시 주석 입장에서 최대 외교 현안인 미·중 무역협상 타결도 동북아 다자 외교 무대를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당초 이달 말 개최가 유력했던 미·중 정상회담은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순연되는 분위기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미국 고위 관료들은 정상회담이 4월 말 이후에 열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술 더 떠 두 정상의 회동이 6월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때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자리에서 무역협상 타결 혹은 무역전쟁 종식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시 주석은 별도의 방일 일정을 소화하며 중·일 협력 강화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빈 자격으로 방문할 수 있을지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지만 방일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qingq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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